요즘 점점 찌질해지는 힙합문화를 풍자하는 개그맨들(맨스티어)이 만든 렙 뮤직이 엄청난 화제였지. 기존 힙합 뮤지션들은 여린 마음이 긁혀서 디스곡을 던지며 분노를 표출했어. 내가 좋아하는 이센스도 SNS로 그들을 언급하고 일침 했지만, 오히려 좋아. 개그듀오 맨스티어에겐 기회였고 꼰대가 돼버린 힙합문화를 더 질펀하게 풍자해 큰 공감을 얻었어.
다 똑같은 랩을 하고, 누가 누군지 모르겠는데 다들 돈 잘 벌고 잘 나가는 척만 하는 썩어버린 자칭 힙합 뮤지션들. 그리고 그들을 비꼬는 렙 잘하는 개그맨들.
이제 누가 개그맨이고 누가 힙합이지?
세상이 어지러워지면 언제난 영웅은 등장해. 썩어버린 힙합시장엔 맨스티어였고 같은 분위기에 지쳐버린 현재 일러스트 시장의 캐릭터 씬을 멱살잡고 흔들고 있는 엄청난 브랜드가 있어. '마인드어데이'의 '커버켓' 오늘 그 압도적인 매력을 소개해보려고.
🎲마인드어데이 커버켓
봉지를 뒤집어쓴 고양이 커버켓은 요즘 정말 핫한 브랜드야. 일러스트 페어 90%의 말랑말랑한 파스텔 톤 부스 사이에 강력한 색감과 비주얼, 마인드어데이의 고양이 캐릭터 커버켓은 모든 사람들의 눈길과 발길을 끌어 잡아. 콘셉트도 좋지만 똘똘한 눈망울에 야무진 입, 볼 빵빵한 고양이 모델도 너무 귀여워.
페어 부스 앞이나 편집샵 매대를 지나가던 사람들은 육성으로 소리 내며 반응을 보이는 압도적인 매력을 가진 캐릭터인데, 요즘은 반응이 바뀌어 '이거 우리 회사 대리님이 쓰던데', '이거 우리 언니가 좋아해요' 등 서울 경기권에서 이미 많은 팬층을 확보하며 우리 주변인과 일상으로 확장되어 가는 게 눈에 보여.
생각해 보니 픽셀, 사진 이미지의 캐릭터가 많이 없어던 것 같아. 캐릭터 시장의 그래픽은 2D 백터, 3D 애니메이션 같은 이미지가 대부분이었고 커버켓 같은 사진으로 이루어진 유명한 캐릭터는 기억나지 않아. 유일하게 내 기억에 남아있는 비슷한 캐릭터는 10년 전에 유행한 어노잉 오렌지 정도였어. 그리고 굿즈를 판매하는 편집샵에서 동물 사진 이미지가 있긴 하지만 브랜드로 느껴지진 않았어.
실사의 귀여운 고양이 사진을 사용하고 머리 위에 뭔가 올린다는 콘셉트가 친근하면서 펑키해 보여. 그리고 반복적으로 사용되는 이미지와 콘셉트가 패턴으로 느껴지며 브랜드라는 인식이 강하게 박혀. 이런 방식으로 접근하는 캐릭터 브랜드는 내 기억엔 아직 없었어. 그래서 내가 자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지 몰라.
커버켓은 점점 더 커질 거야. 앞서 이야기한 해외 수출은 물론 기업들과 협업으로 더 강하게 브랜드로 각인될 거야. 비슷한 콘셉트로 따라 하는 캐릭터들이 생길 거라 예상해. 아니 이미 나오고 있을 거야. 하지만 선두를 차지했고 기업들이 이미지를 사용해 준다면 후발주자는 그저 카피로 느끼지 않을까 생각해.
렙퍼 '더 콰이엇'이 인터뷰에 이런 이야기를 했어. '스타는 사람들과 시대가 원해서 만들어진다' 개그맨이 렙을 해서 스타가 된 건 그들이 시대를 이해했고, 그걸 자신들의 힙합으로 만들었고, 사람들이 공감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마찬가지로 커버켓은 반복되는 패턴에 지쳐버린 소비자가 새로운 시대를 원하고 있기에 자연스럽게 성공으로 이어지는 게 아닐까?
커버켓의 성공은 나에게 큰 의미를 가지고 있어. 머릿속에서 시뮬레이션되는 그들의 성공 과정과 현실의 행보가 비슷할수록 내 브랜드의 예상 값이 더 명확하게 그려지기 때문이야. 내 추측이 확실해진다면 더 크게 움직여야 할 때 자신감이 올라가고 과감해질 거야. 마치 주식을 투자한 사람처럼 난 더욱 그들을 응원하고 예민하게 바라보고 있어.
🎲타겟
페어가 끝났어. 운이 좋아 좋은 자리에서 부스를 펼쳤고 엄청난 수익은 없었지만 다른 성과가 있었어. 일러스트 페어의 90% 이상의 고객들은 내 손님이 아니었어. 가장 좋은 자리에서 행사를 한 이젠 변명할 거리도 없이 비주류라는 것이 확인 됐고 내 고객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정확하게 알게 됐어.
그래픽 디자이너, 마케터, 예술분야 활동을 하거나 바이크, 스노우보드, 서핑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이 내 브랜드를 좋아하는 걸 확실하게 느꼈고 그들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놀까? 어디에 있을까? 무엇을 좋아할까?를 집중하고 있어.
난세의 영웅이라. 내 브랜드는 지금 시대에 영향력 있는 캐릭터로는 보이진 않아. 하지만 내가 원하는 고객 층, 목표하는 아우라를 가진 인물들이 내 브랜드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게 오프라인에서 느껴져. 난 분명 말할 수 있어. 그들이 다음 시대를 열어가는 선두주자일 거야. 그들이 내 브랜드를 주목하면서 구매하는 그 시점부터 나의 시대가 열리기 시작할 거야.
아무튼 이번 주도 하찮은 이야기 들어줘서 고마워! 너무 주관적인 이야기라 사실 너희가 재밌을지는 모르겠어. 의견 주면 조금씩 바꿔볼 게 메일이나 디엠 보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