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오프라인 쇼핑을 좋아해. 직접 물건을 만지고, 공간을 체험해 봐야 실감하고 믿는 편이야. 요즘 내 제품의 판매 때문에 많은 매장을 경험하고 다니면서 구매자들의 시선을 추리하고 있어. 그들에게 내 제품은 어떻게 보일지 어떤 과정으로 판매가 될지 계속 질문하며 상품을 기획하고 어울리는 판매처를 늘리고 있어.
난 오프라인 판매의 힘을 믿고 있어. 유명하지 않은 내 브랜드를 온라인으로 검색해 구매까지 하는 사람은 전혀 없어. 현장에서 처음 보는 대머리 캐릭터를 호기심에 구매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지. 이게 내가 느끼는 현장의 힘이야. 새로운 경험에 강제로 노출되 인지도가 없는 내 제품을 구매까지 이어지게 하는 기적. 난 오프라인에 더욱 목매려고. 물론 온라인도 포기할 수 없지.
아무튼, 익숙하지 않은 장소에서 느끼는 새로운 경험은 뇌리에 아주 강하게 기억되지. 어릴 적 놀이동산의 분위기를 추억하는 것처럼. 그래서 오늘 뉴스레터는 이색적인 공간으로 강렬한 브랜딩을 하고 있는 CIC FNB의 김왕일 대표 이야기를 해보려고.
🎲김왕일
CIC FNB 김왕일 대표의 인터뷰를 많이 보고 있어. 그의 기업가적 행보를 추적하다 보면 자극이 많이 되기에 계속 찾아보면서 동기부여를 받고 있지. 그가 하는 사업은 공통적으로 카페나 레스토랑 같은 오프라인 매장이야.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던 새롭다, 멋지다를 넘어선 방식으로 성공을 거듭하고 있어.
스위스에 글리옹 호텔 대학을 졸업하고 미국 브레이커스 팜비치 호텔에서 근무했던 그는 갑자기 한국으로 돌아와 자기 사업을 시작했고 청담동 브런치카페를 성공시켜. 이 과정이 너무 재밌으니 링크한 인터뷰 꼭 봤으면 좋겠어.
그는 청담동 브런치카레 '오프닛' 이후 파주에 '더티트렁크', '말똥도넛', 영등포 롯데백화점 '겟댓샷' 등 극강의 비주얼로 사진 한 장 꼭 찍어가게 만드는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 줄줄이 성공시키고 있어.
파주의 '더티트렁크'의 계단식 인테리어, 롯데백화점 '겟댓샷'의 무지개 입구 등 화려한 공간감을 이용해 처음 느껴보는 이색적인 공간의 경험을 기획한 게 느껴져. 그리고 그의 회사 CIC FNB의 프로젝트는 이런 새로운 경험 하나를 제일 큰 콘셉트로 공간을 구성해 가는 게 느껴져. 테이블 수를 포기하고, 도심과 떨어진 교외까지 나와서 말이지. 매장의 종류는 대부분 카페나 음식점인데 인테리어만 개성 있는 게 아니야. 그의 매장의 메뉴들도 특색 있는데 접시 가득 채운 플레이팅은 기본, 다양한 컬러로 만든 메뉴의 화려함은 사진을 통해 꼭 남기고, 자랑하고 싶게 만들어.
김왕일 대표의 회사 CIC FNB은 도심과 떨어진 교외 지역에서 많은 브랜드를 만들고 있고 이제 해외에서도 일을 한다고 해. 그가 만든 공간이 지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되고 있고 그걸 따라한 많은 매장이 생겨서 갑자기 경기도 변두리에 사는 우리 집 근처에도 대형 카페들이 생겼지.
그가 창조한 공간들은 음식점이라기 보단 예술 작품 같아. 한국은 뭔가 잘 되면 따라 하기 바쁜 시장인데 이런 괴짜들의 성공은 너무 반가워. 그의 성공을 보고 영감은 받은 사람들이 많아지면 몇 년 후 더 입체적인 나라가 되지 않을까? 그 괴짜들 중 나도 낄 수 있을까?
🎲랜드마크
오프라인 판매, 공간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는 지금 김왕일 대표의 행보는 나에게 많은 자극, 생각할 화두를 던져줘. 얼마 전 제주도 영상을 올리는 유튜버가 제주도민들은 주소명을 말하는 게 아니라 유명한 건물을 말하며 길을 알려주거나 약속 장소를 정한데. 생각해 보니 나도 과거 친구들과 홍대 KFC앞이나 노량진 맥도널드 앞에서 만나자고 약속을 잡았지. 뱅뱅사거리, 차병원 사거리 등 브랜드가 가진 시각적 이미지와 공간이 결합된 좌표로 기억되고 나는 이런 부분도 브랜딩의 영역이라고 생각하고 있어.
내 브랜드를 자극적으로 본 사람은 그 공간과 함께 나를 기억할 거야. 그래서 오프라인 행사에 참여하고 멋진 공간에 내 브랜드를 입점시키고 있지. 그리고 언젠가 내 캐릭터가 가득한 공간도 생길지 모르겠네.
아참! 일러스트 코리아 페어 때문에 다음주는 휴재야!
아무튼 이번 주도 하찮은 이야기 들어줘서 고마워! 너무 주관적인 이야기라 사실 너희가 재밌을지는 모르겠어. 의견 주면 조금씩 바꿔볼 게 메일이나 디엠 보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