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SNS를 잘 안 하고 있어. 마음 같아선 매일 릴스나 사진 피드를 올리고 싶지만 뭔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다른 일이 더 급해서 미루고 미루지. 생계를 위한 다른 일 때문에 업데이트를 안 하기도 하는데 오늘 말하고 싶은 주제는 아니고 마음에 들지 않는 내 인스타그램을 이야기하려고.
'pillo28r' 계정은 처음 시작한 스케치부터 지금까지 두서없고 정신없이 피드를 올렸어. 처음은 취미였고 그냥 개인 계정이라 공책에 낙서하듯 러프하게 사용했는데 업무가 된 지금 보면 문제가 많지. 이젠 좀 정리해야 할 것 같아.
페어를 갔다 와서 내가 가야 할 방향이 구체적으로 그려졌어. 그림작가와 디자이너의 영역 사이에서 조금 더 디자인 쪽으로 세련된 브랜딩을 해야겠다고 느꼈지. 그래서 디자인쪽 인스타그램을 많이 찾아보고 있어. 오늘은 내가 앞으로 많이 참고할 감각적인 인스타그램 계정을 몇 개 공유해 볼게.
🎲Grafik Feed
편집 디자인, 패키지, 옥외광고 등 10년 전 내가 업으로 삼았던 분야의 인스타그램 계정이야. 적당한 타이포그래피와 깔끔한 그래픽 복잡하지 않은 컬러로 명확한 이미지를 전달해 주지. 디자인 일을 오랜 시간 안 해서 떨어진 감을 빨리 찾기 위해 많이 보고 있어. 현실감 있는 배경에 제품을 연출하는 게 자연스럽고 세련되서 많이 참고하려고.
위에 소개한 Grafik Feed와 비슷하지만 브랜딩에 더 가까워 여기도 역시 깔끔한 타이포그래피 사용과 세련된 피드가 좋아. 그중 제일 눈여겨보는 부분은 컬러를 이용한 세련된 연출이야. 제품이 눈에 확 들어오는 색배경 연출이 아주 맛집이야. 이 인스타그램에선 컬러 연출을 많이 참고할 것 같아.
지금 판매하는 제품의 퀄리티와 패키지를 계속 업데이트하고 있어. 실물로 봤을 때 세련되 보여서 구매 의욕을 높이고 차후에 멋진 사진 연출을 위해서. 이런 내 노력은 대머리를 그리는 작가가 아닌 브랜드로 바뀌는 과정인 거야. 앞에 소개한 인스타그램을 보고 내가 천천히 진행하는 일을 비교해 보면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는지 조금 느껴지니?
다음 주는 홍대, 다음 달은 경북 예천, 울산 등 오프라인 판매 지역이 늘어나고 있어. 입점제안서를 보시고 연락 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기존 입점해 있는 매장 분들도 많이 도와주셔서 더 열심히 하고 있어. 내 브랜드를 들이고 싶어 하시는 분들의 방향과 페어에서 느낀 고객들의 취향이 일러스트 작가보단 디자인 브랜드, 앞에 소개한 인스타그램의 방향이라고 생각해. 페어에서 계속 중얼거린 말이 있어 '될 거였으면 어디서든 된다. 안 좋은 상황에서도 될 놈은 된다.' 내가 지금 시작한 작은 시장부터 점점 크게 만들기 위해 힘차게 움직일게.
아무튼 이번 주도 하찮은 이야기 들어줘서 고마워! 너무 주관적인 이야기라 사실 너희가 재밌을지는 모르겠어. 의견 주면 조금씩 바꿔볼 게 메일이나 디엠 보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