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이야! 반가워. 잘 지내고 있었어? 난 좋아! 2주간 뉴스레터를 못쓴 이유인 K-일러스트레이션페어가 끝났어. 결과는 대만족이었지. 이번 페어에서 혼자 생각하고 있었던 가설의 증명과 관심 있게 봐주는 팬들과 소통, 그들의 반응 등 몇 가지를 내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어. 그리고 아주 의미 있는 시간이었지.
페어가 끝나면 여유가 생길 줄 알았는데 더 많은 이벤트가 생겨서 예상과 다르게 바쁘게 움직이고 있어. 이번주 뉴스레터는 내가 페어에서 가지고 온 의미 있는 뭔가와 앞으로 계획을 정리해 보려고.
🎲돈 쓰는 맛
벌었냐고? 당연 완전 손해 봤지! 부스 참여비와 꾸미는 비용과 제품 제작비 등 엄청 많은 지출이 있었어. 행사에서 보이지는 않았지만 실패한 제품과 사놓고 어울리지 않아 쓰지 못했던 소품 등 매몰 비용도 많았어. 당장의 매출 유도로 비용을 복구하고 싶었지만 이번 페어는 판매가 아닌 몇 가지 경우의 확인과 인지도 상승이 목적이었지.
난 몇 가지 궁금한 부분과 내가 생각한 가설을 확인하기 위해 흔히 진행하는 뽑기 이벤트나 호객 행위를 하지 않았어. 그저 조용히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확인했고, 발걸음을 멈추고 관찰하는 사람들에게만 나와 연결될 수 있는 주소가 적힌 선물을 줬지. 내가 나에게 던진 질문의 확인 때문에 이런 행동을 했고 가졌던 궁금증이 조금 풀렸어. 그리고 실시간으로 내가 움직일 방향을 수정하며 직진하고 있어.
🤷♂️첫 노출에 구매까지 이어질까?
내가 만든 캐릭터는 어려워. 어렵다는 의미는 기괴하고 엽기적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데, 이질감이 강하다는 거야. 그래서 내 브랜드를 처음 본 사람이 구매까지 연결되는 과정을 눈으로 보고 싶었어. 어떤 사람이 구매할까? 그들의 패션, 나이, 성별, 구매 당시 시간까지 기억에 담았어.
발걸음을 멈추고 제품과 캐릭터를 관찰하는 사람들이 있었어. 질문도 많았고 고민 끝에 구매를 한 사람도 있었지. 다른 귀여운 캐릭터들 보단 수요가 작지만 확실한 구매층이 있었고 더 매니악한 취향의 고객들을 눈으로 확인했어. 난 오히려 고민하고 신중히 구매하는 어려운 구매가 장기적으로 오래 유지될 거란 가설을 세우고 있는데 이 부분은 다음에 말해볼게.
🤷♂️다시 찾아와 주는 고객이 있을까?
직접 시계를 구매한 고객들 대부분 찾아오셨어. 난 그들이 내 제품을 구매하고 앞으로 브랜드의 행보를 확인하면서 본인들의 선택과 기준이 나쁘지 않았다는 걸 확인하는 거라 생각했어. 이런 부분을 소속감으로 만들고 더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거야.
또 이전에 진행한 페어와 오프라인 매장에서 보고 찾아온 손님들도 계셨어. K-일러스트레이션 페어 공식 사이트에서 보고 싶은 매장을 체크하고 오는 고객도 있었는데 소수가 좋아하는 단단한 브랜드를 만들 수 있다는 확실한 믿음이 생겼어.
🤷♂️회사 소속의 기획자들에게 어필이 될까?
300장 가져간 명함은 모두 소진됐고 마지막엔 없어서 못 드렸어. 기업 명함도 받았고, 디자인 의뢰도 받았어. 지금 당장 계약 성사 된 일은 없지만 기대하고 있고 나는 목 빠져라 기다리는 성격이 아니라 역 제안을 기획하고 있어. 이번 페어에서 회사에 어필 가능성을 충분히 봤고 더 큰 페어에서 노출시켜야겠다는 확신이 생겼어. 그래서 또 활시위를 당기고 있지.
🤷♂️다른 부스들과 차별점이 있을까?
말해 뭐 해. 극강 호불호의 힘든 부스. 처음 본 고객들이 말하는 제일 파격적인 부스. 더 할 말이 없네. 그리고 우연히 만난 나처럼 다른 길을 가는 캐릭터 브랜드 "WEIRDOLLS(위어돌스)"를 만났어. 다음에 소개해줄게.
🤷♂️판매가 되는 상품군은 뭘까? 앞으로 만들 제품의 방향은? 제품의 적당한 가격은?
확실히 판매되는 제품이 눈에 들어왔어. 퍼포먼스만 좋은 제품도 있고 실 판매가 좋은 제품이 나뉘었지. 실질적인 구매자가 원하는 제품은 어떤 건지 조금씩 감이 잡히고 있어. 판매 실적이 좋은 제품을 더 멋지게 만들기 위해 업체와 이야기도 나누고 있어.
난 내 제품을 받고 후회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어. 유니크한 브랜드를 사용한다는 소속감을 가지고 좋은 소비를 이끌어 내고 싶어. 그래서 내 물건을 사기 전에 많은 고민은 환영이지. 천 원을 쓰더라도 더 좋은 퀄리티의 제품을 구매하게 만들고 시끄럽게 움직이려고. 좋은 소식 들려줄게.
🤷♂️인스타그램 팔로워 4000을 넘겨보자
실패!! 페어가 끝난 지 한주가 지난 지금도 느리지만 꾸준히 팔로워가 늘고 있어. 뭐 언젠간 올라가겠지만 팔로워에 집착하는 이유가 있어. 어떤 브랜드와 협업을 제안하려면 순수한 팔로워가 결과에 크게 작용할 것 같아서야. 주변 친구들에게 팔로우를 추천해 주면 내가 뭘 기획하는지 좀 더 빠르게 볼 수 있을 거야.
🎲일을 하고 싶다
지난번 처음 참가한 언유주얼굿즈페어에서 돌아오던 상황 아직 기억나. 페어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부스를 정리하고 화를 삭이며 운전대를 잡았어. 열심히 준비한 이벤트는 끝났지만 결과가 없어서 허탈하고 무력해졌지.
하지만 이번 페어는 돌아오는 길까지 집중하고 있었어. 부스를 정리하고 돌아오는 길에서 업무적인 생각이 끊이질 않았고 해야 할 일, 만나야 할 사람, 다음 스케줄을 정리하면서 운전했어. 다음 일을 기획하는 상황이 내가 원했던 페어에 결말이었고 대만족이야.
인스타그램 업로드는 못하고 있지만 페어가 끝남과 동시에 상상한 기획을 진행 중이야. 기업을 향한 제안서 위주의 업무이고 난 더 멋진 일을 하고 싶어. 판매하고 소통하는 일도 좋지만, 날 응원하는 사람들이 선택한 믿음에 대한 확신을 주고 싶어.
🎲홍대 비옥 OFOF 입점
홍대 AK& 2층 비옥이라는 매장에 입점하게 됐어. 3월 중순 이후에 입점하게 될 거 같아. 매장은 몇 번 방문해 봤고 충분히 가능성 있다고 확신이 들었어. 다른 브랜드보다 돋보이기 위해 패키지 디자인도 다시 정리하고 있고, 이번 페어를 통해 판매가 확실한 제품군에 힘을 실어 들어가려고. 나에겐 의미가 큰 매장이야. 최대한 노력해서 멋진 결과 만들어낼게. 더 빠르게 다가갈게.
아무튼 이번 주도 하찮은 이야기 들어줘서 고마워! 너무 주관적인 이야기라 사실 너희가 재밌을지는 모르겠어. 의견 주면 조금씩 바꿔볼 게 메일이나 디엠 보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