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정말 힘든 한 주였어. 바빠서는 아니고 몸이 아파서. 체중이 3킬로가 빠졌고 침대에서 일어나지 못했어. 해야 할 일이 태산인데 말이야. 몸이 아픈 것도 큰 문제였지만 입점을 제안하면서 개성 강한 나의 캐릭터 때문에 벽을 느껴 정신적으로도 큰 고통이었지.
다이어리를 꾸미는 귀엽고 이쁜 캐릭터들과 전혀 다른 방향, 잘 판매되는 디자인과 내 상품을 비교하기도 하면서 맨탈은 무너지고 있었어. 주변 사람들이 잘돼라고 한 마디씩 거들어주는 이야기는 고맙지만 머릿속을 휘져어 몸과 정신이 휘청거렸어.
🎲보랏빛 소가 온다
군대를 가기 전 대학 도서관에서 보라색 책을 집었어. 그 책은 나의 성경이 됐지. 마케팅 관련 이야기를 하는 세스고딘이 2003년 출간한 책이었는데 내용은 단순했던 걸로 기억나.
"미디어가 세분화된다. 고객은 나뉘고 취향도 세분화된다. 리마커블 해라. 너의 취향에 집중해라. 한 시대에 모든 사람이 비틀스 음악을 듣는 날은 끝났다."
내 기억으로는 책은 두꺼웠지만 같은 이야기의 반복이었고 2024년 지금 시대는 티브이를 보지 않고 개인방송과 유튜브에 자신이 좋아하는 이야기만 찾아보는 세상이 찾아왔지. 20년 전에 쓰였던 책의 내용을 다시 상기해 봐도 현재 시대에도 필요한 이야기라고 생각해. 각자의 미디어 속에서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과 어울리고 동질감을 찾겠지.
난 나에게 더 집중하기로 했어. 가장 나다운 걸 찾으려고. 또 갈팡질팡 말 바꾸고 힘들다 징징거리겠지만. 내가 지금 만드는 제품과 그래픽이 나의 최선이기에 다시 믿고 쭉 이어가 보려고.
🎲아픔
지난주는 정말 힘들었어. 몸이 아픈데 정신적인 압박이 심하게 왔지. 입점을 제안했던 매장에서 거절의 의사와 함께 온 메시지가 가장 대미지가 강했어. 매장 대표의 의견은 고맙지만 안 받을 거야. 내가 만들고 싶은 브랜드의 서사는 이미 고민했고 한 발자국씩 가고 있어. 이 뉴스래터도 그 일부지. 가장 나다운 걸 할 거야. 나를 좋아하는 사람을 찾을 거야. 힘들겠지만.
잘 나가는 브랜드를 보고 잠시 착각했어. 나도 대중성을 찾으려고 했는데 난 그런 방향으로 가면 안 돼. 이미 시작이 다르지. 이왕 이렇게 된 거 더 괴짜 같이 간다. 망하면 죽겠지 뭐.
🎲키얀드
서울 키얀드라는 매장에서 판매를 시작해. 요즘 취미로 많이 하는 터프팅 공방과 같이 운영되는 매장이야. 대표님의 멋진 취향이 보이는 유니크한 매장이니 가깝다면 한번 방문했으면 좋겠어. (키얀드 : 서울 관악구 남부순환로233길 11, 2층)
내 섹션이 어떻게 꾸며질지 궁금해서 자주 놀러 가보려고 수원에서 서울까지 촌놈 성공했다. 다음 입점 매장도 이야기 중이라 확실해지면 알려줄게. 또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