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부터 영상을 시작했어. 예전부터 유튜브가 하고 싶었는데 어떤 방식으로 전개할지 확신이 서질 않아서 대기 중이었지. 몇 차례 시도는 했지만 결과물이 끔찍하게 재미없고 특별한 느낌도 없어서 휴지통 행이었어. 최근 친동생이 3인칭 시점의 영상을 찍어주면서 좋은 장면이 연출되는 걸 보고 다시 도전해 첫 번째 결과물을 지난주에 공개했지.
첫 영상 치고는 나쁘지 않다.
영상편집을 거의 안 해봤기 때문에 연습할 겸 30초 정도 짧게 반복적으로 올려보려고. 연습이지만 최대한 감각적인 영상을 만드려 노력하고 기존 유튜브 영상과 차별되는 콘셉트를 기획하고 있어. 내 브랜드와 어울리는 분위기의 영상을 만드려고 하는데 2000년대 내가 좋아했던 작가의 드라마를 많이 차용하면서 제작하려고. 오늘은 앞으로 올라올 영상에 기준이 될 드라마에 대한 이야기야.
🎬쿠도 칸쿠로
내가 가장 많은 자극을 받았던 때는 중, 고등학교였어. 인터넷을 이용해 훔쳐본 다른 나라의 문화는 자극적이었고 그 당시에 느꼈던 감정이 지금 내 작업에 큰 에너지로 사용되고 있지. 특히 미국 서브컬처, 일본 드라마, 비주류 음악을 찾아 인터넷 정보의 바다를 매일매일 서핑했어.
얼마 전 넷플릭스에 그때 좋아했던 일본 드라마가 갑자기 한꺼번에 업로드 됐는데 뭔가이상해서 알아봤더니 모두 TBS드라마였고, 같은 작가가 썼다는 공통점을 찾았어. 내가 좋아했던 각기 다른 드라마가 한 사람의 각본이라는 게 충격적이라 필모그래피를 찾아봤고 1996년 영화 ‘키즈리턴’ 2001년 영화 ‘GO’ 등 가끔 생각나면 다시 보는 영화들도 그와 연결돼 있었어.
쿠도 칸쿠로. 그는 일본에서 유명한 천재 작가였고 아직도 활동 중이야. 시간 날 때마다 보지 못했던 그의 영화, 드라마, 책을 찾아보고 있어.
🎬이웨게파
난 지금 영상을 만들고 있고 기준이 필요해. 최근 다시 보게 된 쿠도 칸쿠로 각본의 ‘이케부쿠로 웨스트 게이트 파크(이웨게파)’를 보고 영감을 받아 흉내 내면서 영상편집 연습을 하고 있어. 정신없고 실험적인 컷 전환과 구도, 리얼 다큐처럼 흔들리는 장면들 괴상한 오프닝 등 요즘은 이런 도전적인 영상을 볼 수 없지. 나는 이런 거친 영상에 매력을 느끼고 내 유튜브에서 연출해 보려고 노력하고 있어.
이 드라마는 지금 보면 좀 진부하고 그렇게 재미는 없어. 그래도 쿠도 칸쿠로의 재밌는 드라마를 보고 싶다면 넷플릭스 ‘타이거 앤 드래곤’을 먼저 보고 나중에 보는 걸 추천해. 타이거 앤 드래곤은 내가 언젠가 따로 뉴스레터를 쓰고 싶은 주제이기도 했어서 나중에 몇 글자 적어볼게.
🎬영상의 방향
이번에 영상을 만들 때 앞서 말한 드라마의 연출방법 차용하면서 30초 정도의 짧게, 하지만 감각 있게 만드는 게 목표였어. 첫 영상치곤 나름 만족했고 완성된 작업물을 보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제작해야 할지 확실하게 정리됐어.
내 첫 영상은 광고 같았어. 제작 과정 이 살짝살짝 들어가면서 결과물도 보여주는 방식이 제품의 구매자나 오프라인 판매 매장에서 SNS홍보용으로 사용될 만한 결과물 같아. 지금 새롭게 만들고 있는 굿즈 제품들의 제작 과정을 남겨 광고 형식의 영상을 계속 제작하고 유튜브에서 직접 판매하는 형식이 될 거 같아.
아직은 내 기획처럼 유튜브를 통해 광고, 판매하는 작가는 보지 못했어. 좋은 방향인 것 같아서 빨리 영상 만들고 판매까지 해보고 싶어.
아무튼 이번 주도 하찮은 이야기 들어줘서 고마워! 너무 주관적인 이야기라 사실 너희가 재밌을지는 모르겠어. 의견 주면 조금씩 바꿔볼 게 메일이나 디엠 보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