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계속 내 브랜딩에 관한 이야기가 이어지고 있어. 이번주까지만 이야기할게. 지루하잖아.
벌써 2023년의 끝자락이야. 예전 같았으면 많아지는 나이에 우울했겠지만 요즘은 내일, 다음 주, 다음 달, 내년을 기대하고 있어. 내가 하고 싶은 브랜딩의 큰 틀은 잡혀있고 작은 주제를 바둑판에 바둑알처럼 달칵달칵 이어가고 있는 중이야. 다음에 둬야 할 몇 수가 커다란 결과를 가져다 줄거란 믿음에 행복회로 돌리고 있어.
아티스트의 방은 예술적인 오브젝트가 가득할 꺼라 생각해? 내 방은 그런 게 없었어. 진짜 필요한 물건들로, 사용할만큼의부피만구매하지. 얼마전까진다시예술을할생각이없어서그냥깔끔한방이었어. 근데 방에 시계도 없더라.
마음에 드는 제품은 찾기 힘들고 내 제품을 고민하고 있던 시기와 맞물렸어. 직장동료와 농담을 섞다가 머리카락이 세 가닥 남은 컨셉을 이야기하고 바로 스케치해서 도안을 만들었지. 맞아. 초침, 분침, 시침은마지막남은머리카락이었어.
시계 침이 있는 공간은 비워두고 싶어서 턱을 내려 이마가 더 보이게 하고, 시계를 벽에 걸었을 때 중심을 맞추기 위해 좌우가 같은 얼굴의 정면으로 디자인했어. 아크릴 두장을 겹쳐서 상당히 묵직한데 그게 고급스러워 보여. 허접해 보이지 않지. 원래 첫 샘플은 한 장으로 만들었는데, 저렴해 보여서 뒷면 아크릴을 추가하고 거친 절단면도 다듬었지.
시계 무브먼트는 저렴한 모델이 있었지만 너트와 시계침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조금 더 비싼 제품을 사용했어. 나중에 시계침은 좀 더 고급스럽게 바꾸고 싶어. 오우. 글을 쓰다 보니 재미없는 게 느껴진다. 여기까지 하고 말을 줄일게.
많은 생각이 들어간 제품이야. 그리고 가벼워 보이지 않게 제작돼서 일단 만족하고 있어. 물론 작은 디테일은 바꿔야 할 거 같지만 어디서 볼 수 없는 희소성 있는 제품이야. 열심히해서해외까지가져가보려고.
🌝공간을 찾고 있어
내 제품이 어울릴 만한 장소들을 찾고 있는데, 지금은 서울을 알아보고 있어. 강남, 성수, 이태원, 종로 4군데 정도로 생각 중이야. 문어발 영업으로 여러 군데에서 팔고 싶진 않아서 나만의 기준을 가지고 장소를 물색하고 있어. 하루에 20킬로씩 골목골목 걸으며 몇 개 매장을 찾았고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엄청난 공간들이었어. 대표님들의 극단적인취향으로꾸며진매장들인데나중에하나하나정리해줄게.
찾은 매장에 내 제품이 들어가면 정말 좋겠지만 억지 부리고 때 쓰고 싶진 않아. 제품 샘플 선물 드리고 조금 이야기하다 왔어. 더 좋은 제품과 방향을 보여주고 내 브랜드를 응원하게 만들고 싶어. 취향의 정점을 찾은 사람들이 내 제품을 인정하는 게 내가진짜가되는걸거야.
아무튼 이번 주도 하찮은 이야기 들어줘서 고마워! 너무 주관적인 이야기라 사실 너희가 재밌을지는 모르겠어. 의견 주면 조금씩 바꿔볼 게 메일이나 디엠 보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