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좋아해? 난 많이 좋아해. 내 학창 시절은 게임게임게임이었는데 특히 일본 비디오 게임을 많이 접했어. 난 게임도 예술의 한 부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야. 게임 안에 들어가는 그래픽과 스토리는 당연한 거고 게임의 진행 방법, 인터페이스, 모델링, 맵의 구조 등 복합적인 예술의 뭉치라고 생각해.
젤다의 전설, 다크소울 등 일본 게임은 지금도 엄청나지만, 과거엔 더 대단했어. 전 세계가 닌텐도 게임기를 사려고 줄을 섰고 슈퍼마리오와 스트리트 파이터, 팩맨이 모든 오락실을 지배했지. 나의 학창 시절에도 다양하고 멋진 게임이 출시됐는데 그 중 그래픽적으로 가장 충격을 줬던 "파라파 더 랩퍼"와 "젯 셋 라디오"를 이야기해 보려고.
👽젯 셋 라디오와 카툰렌더링
젯 셋 라디오는 인라인스케이트를 타고 거리를 활보하면서 그래피티로 영역을 표시하고 다니는, 지금 생각해 보면 중2병 돋는 게임이야. 카툰렌더링 기법을 처음 사용한 게임인데 화려한 색감과 그래픽, 거친 이팩트로 출시 당시 엄청 주목받았고 게임 자체는 재밌지 않았지만 화려한 움직임과 연출에 넋을 놓고 플레이했지. 요즘 많은 게임이 당연하게 카툰렌더링 기법을 사용하고 있지만 그 당시엔 혁명이었어. 그래픽 스타일과 비슷한 그래피티를 주제로 게임을 만들었다는 게 지금 생각해도 앞서 나간 기획이었어.
3D그래픽에 만화느낌 라인을 강조시키고 색은 단순화 시키는 카툰렌더링 기법
이 게임은 2000년 6월 발매했어. 20년이 지난 게임이지만 지금 봐도 세련됐지. 간혹 시대를 앞서 새로운 스타일을 만들어 문화를 고착시켜 버리는 존재들이 있어. 미술에는 앤디 워홀이나 바스키아, 음악은 린킨 파크, 밥 말리 등. 내가 생각한 젯 셋 라디오는 게임이어서 영향력이 작을 뿐 예술의 영역이었다면 더 큰 이슈가 되었을거라 생각해.
화려하고 스타일리쉬한 연출의 게임 오프닝
👽파라파 더 랩퍼
이번엔 귀여운 강아지가 랩을 하는 게임 파라파 더 랩퍼야. 허접한 그래픽으로 보이겠지만 놀랍게도 1996년에 등장한 세계 최초의 리듬액션 게임이지. 종잇장처럼 얇은 캐릭터들이 춤을 추고 랩을 하는데 엄청난 인기에 애니메이션도 제작되고 이 게임에 영향을 받은 많은 작품이 탄생했어. 지금 봐도 전혀 촌스럽지 않은 비주얼과 참신한 게임성은 앞서 말한 젯 셋 라디오처럼 하나의 스타일을 만들었고 "스페이스 채널5"와 "기타루맨"같은 비슷한 게임들이 만들어졌지.
게임 이외에도 캐릭터가 유명해져서 알람시계, 인형 등 많은 장난감이 출시되고 심지어 파라파가 쓰고 있는 비니까지 출시됐어. 그 중 나는 파라파 디제잉 장난감이 가지고 싶었지만, 한국에선 구할 수 없었지.
특이한 게임 스타일과 매력있는 연출(음악은 리믹스 버젼)
💪새로운 시도
앞서 말한 게임들의 공통점은 세계최초라는 타이틀이야. 내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새로운 시도와 도전을 하는 문화가 선진적이라 생각해. 몇 년 전 중국에서 오토체스라는 새로운 장르의 게임을 개척했어. 게임 산업에서 더 이상 나올 장르가 없다고 생각했지만 오토체스는 엄청난 인기를 끌었고, 오토체스류의 게임이라는 명칭이 되었어.
기존에 존재했던 문화를 즐겼던 사람들이 새로운 걸 고민하는 순간,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장르의 개척은 어렵지만 다음 시대에 회자되고 기억에 남고 싶다면 예술가로서 필연적인 도전이지 않을까?
일러스트페어를 몇 번 갔지만 내가 만든 캐릭터나 그래픽 스타일은 없었어. 인스타그램, 핀터레스트, 비핸스 등 많은 사이트를 리서치 해봤지만 아직은 비슷한 걸 못 봤어. 그래서 느껴지는 이질감이 대머리들이 가진 매력이라고 생각하고 회사를 그만뒀어. 남들이 담지 않았던 분야에 캐릭터를 사용해 제품을 만들고 허를 찌르는 도전을 계속해 보려고.
🤪2023언유주얼굿즈페어 후기
페어는 망했어. 관객보다 스탭이 많은 현장이었어. 판매를 목적으로 간 나는 구매 의사가 없는 고객들을 마주했지. 그렇다고 가만있을 순 없어서 말을 걸고 선물을 주면서 작업 설명을 했어. 가만있을 때보다 훨씬 반응이 좋아졌고 챙겨간 명함도 모두 소진됐어. 매출은 적었지만, 부스를 즐기는 고객들 반응을 살피고 내 브랜드가 소비될 자리를 생각했지. 이 페어를 두 번 참여는 안 할 거야. 지출한 금액이 아까운 상황을 내 힘으로 겨우겨우 극복했어.
다음 오프라인 행사를 기획하고 있어. 수원 메쎄, 일산 킨텍스, 부산 백스코, 서울 코엑스 등 빠르게 움직여 볼게. 오프라인에서 또 보자.
아무튼 이번 주도 하찮은 이야기 들어줘서 고마워! 너무 주관적인 이야기라 사실 너희가 재밌을지는 모르겠어. 의견 주면 조금씩 바꿔볼 게 메일이나 디엠 보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