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를 적기 시작한 지 벌써 35주 차야. 초등학생 때 일기 쓰기 싫어서 매일 미루던 내가 매주 꼬박꼬박 뭔가를 적고 사람들에게 공유하는 지금이 믿기질 않아. 하찮은 이야기지만 매주 반복하니 필력이 조금은 오른 것 같기도 해. 그래서 사업에 필요한 제안서도 술술 잘 쓰고 있지. 물론 이뤄진 건 별로 없지만 말이야.
글을 쓰기 시작한 건 별 의미 없었어. 그냥 유튜브나 팟캐스트를 하고 싶은데 과정이 복잡하니 자꾸 미루고 비슷한 내 컨탠츠를 생각하다 글로 적기 시작했어. 아무 생각 없이 그냥 쓴 글은 두루뭉술했던 내 생각을 깔끔하게 정리해 줬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 뭘 원하는지 알게 됐지. 글을 보는 것도 좋지만 손끝에서 써 내려가는 게 더 크고 먼 생각을 하게 되더라. 대학생 때 제일 좋아했던 교수님이 글을 쓰고 감정을 정리하라고 시켰던 이야기의 중요성을 14년이 지난 지금 알게 됐어. 글을 꼭 써봐. 난 인생이 바뀌고 있어.
이 뉴스레터는 오늘을 마지막으로 잠깐 휴재에 들어가려고 해. 글을 쓰는 시간이 즐겁지만 더 중요한 일을 해야 할 때라고 느껴지기에 잠깐 쉬었다 가려고. 난 3년 안에 내 브랜드 스토리를 책으로 펼치고 싶어. 그러니 조금만 쉬었다가 꼭 다시 돌아올게.
조금 궁금해. 내가 가장 좋아하던 라디오가 끝나는 순간처럼, 어릴 때 봤던 일본 만화의 마지막화 장면처럼 너희들도 아쉽게 느껴질까? 난 그렇게 큰 여운을 주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