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오랜만이야. 지난주는 바빠서 글을 정리할 겨를이 없었어. 매장 입점과 스마트스토어 준비를 최대한 빠르게 하고 있어서 뉴스레터를 보내고 싶었지만 한주만 미뤘어.
최근 일러스트 페어와 디자인 상품 편집 매장을 돌아다니면서 꼭 필요한 제품과 가격대를 실감하고 있어. 특히 다음 달에 참여할 K일러스트레이션페어와 결이 비슷한 서울일러스트페어에서 많이 느꼈어. 일러스트 페어 작가들이 무조건 팔고 있는 제품과 가격은 정해져 있었고 지금 내 상품의 타깃이 조금 틀어져있다고 생각돼서 마음이 급해. 멋지고 세련되면 무조건 잘 팔릴 거라 생각했지만 장소마다, 고객층마다 소비되는 금액과 제품이 다른 것 같다 느끼고 있어서 또 살짝 전략을 바꾸고 있어.
난 문구류, 다이어리 꾸미기, 스티커 같은 분야는 관심이 없어 거리를 두고 있었지만 리서치를 하면서 꼭 필요하다 느껴 디자인을 시작했어. 지금은 엽서와 스티커 등 가볍게 소비할 수 있는 인쇄물을 제작 중이야. 다음 달에 진행될 K일러스트레이션페어 분위기를 겨냥해 상품을 기획했고 어린 친구들의 소비를 예상하고 있어. 판매로 제작비 회수도 좋지만 SNS팔로워 유입을 기대하고, 내 감성과 기획한 제품 구성이 잘 맞아떨어져 어떤 방향이든 성과가 있었으면 좋겠다.
🎲라벨키링??
마우스패드, 엽서, 스티커, 핸드폰톡 등 많은 제품을 늘려가고 있는데 조금 정이 많이 가는 건 라벨 키링이야. 흔하지 않은 멋진 굿즈를 만들고 싶은데 내 기준에 맞아 혼자 만족하는 제품이야.
이 제품은 내가 시작한 건 아니고 최근 몇몇 행사에서 같이 참여하게 된 연서준 작가(머니톡스튜디오)의 키링이 너무 멋있어서 싹싹빌고 부탁해 똑같이 만들게 됐어. 회색 톤의 나일론과 실버 부자재로 이뤄진 키링은 가방이나 패션 아이템으로 사용될 때 더 멋질 거라 느껴졌고 기존 아크릴키링을 가방에 달았을 때 이질감과 달리 패브릭이나 가죽 등 소재에 잘 어울리는 게 좋았어. 그리고 이 제품을 이용하는 구매자의 스타일이나 연령대가 머릿속에 확연하게 그려졌지. 연서준 작가의 이런 센스는 내가 볼 수 없는 지금 세대의 감각이라 어깨 너머로 배우고 훔치려고 노력하고 있어.
내 라벨 키링은 기존 연서준 작가의 키링과 조금 다르게 길이를 늘리고 제품의 포장을 뜯었을 때 향이 퍼지는 기획을 하고 있어. 나일론에 향수를 뿌려 은은하고 오래 향이 유지되게 만들어 조금의 차별점을 두고 싶었어. 그리고 위쪽 실버 체인 부분의 꾸밈을 아직은 조정하고 있지. 이것저것 시도하면서 내 기준에 제일 이쁘고 팔고 싶다고 느껴질 때 판매를 시작하려고.
키링을 이용하는 구매자의 스타일과 연령대가 머릿속에 그려지면서 제품의 사진 촬영, 유튜브 영상을 어떤 식으로 기획해서 광고를 만들지 자연스럽게 정리되고 있어. 패션 마케팅스러운 연출로 기획될 것 같고 지금 진행하는 다른 일정들이 정리되면 연출해 보려고.
지난 연말 서울일러스트페어와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이 동시에 진행됐어. 원래 일러스트페어 리서치를 위해 찾아갔는데 머나먼 서울까지 나간 겸, 아는 사람도 볼 겸, 둘 다 관람을 해봤지. 그리고 확실히 느꼈어.
내가 이상적으로 원하는 페어는 디자인페어에 가까웠어. 내가 학교에서 배웠던 것들, 추구했던 퀄리티, 흔하지 않은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기 위한 노력. 디자인페어가 내가 원하던 것과 더 가까웠고 언젠간 참가하고 싶었지.
하지만 굿즈작가로 시작했고 일단 브랜드를 알리고 살아남기 위해 이상을 뒤로하고 현실에서 좋은 결과를 만들자는 결론에 도달한 하루였어. 좋은 거, 멋진 거, 당장 하고 싶은 걸 잠깐 뒤로하고 일러스트페어에서 나의 경쟁점을 찾고 좋은 판매를 먼저 이뤄야 할 거 같아. 고집은 그만 부리고 일단 내 감성이 들어간 작은 제품을 만드는 걸로 마음을 정했지. 이번 K일러스트페어에서 나의 감성이 먹혔으면 좋겠다.
아무튼 이번 주도 하찮은 이야기 들어줘서 고마워! 너무 주관적인 이야기라 사실 너희가 재밌을지는 모르겠어. 의견 주면 조금씩 바꿔볼 게 메일이나 디엠 보내줘!!